고제희의 풍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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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리(이기론)

  이기론은 산세의 모양이나 흐름을 눈으로 보아 혈을 찾는 형기론과 사뭇 다른 이론 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바람과 물의 순환 궤도와 양을 패철(佩鐵)이란 도구를 이용해 측정한 다음 혈을 찾는 것이며, 나아가 좋은 좌향(坐向)까지 선택하는 방법론이다. 따라서 이기론은 바람과 물의 순환을 중시함으로써 득수론(得水論), 패철로 혈을 찾음으로써 패철론, 좌향을 중시함으로써 좌향론이라 불리기도 한다.

  지형과 땅속의 지질은 그 주변을 흘러 다니는 바람과 물의 기계적· 화학적 풍화작용에 의해 변한다. 땅 속이 어느 곳은 바위이고 어느 곳은 고운 흙인 것은 땅 스스로가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양기에 의해 변화된 결과이며 이것은 계속 변화해 갈 것이다. 따라서 땅의 기운을 알려면 그 땅을 변화시킨 양기가 어느 방위에서 들어와 어느 방위로 빠지는가를 먼저 살핀다.

  양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럼으로 패철을 사용하여 판단하는데, 양기가 흘러 빠지는 방위로 산줄기가 뻗어 갔으면 땅 속은 흙일 가능성이 높고, 양기가 흘러 빠지는 방위로 역행하여 산줄기가 뻗어 오면 단단한 바위로 이루어졌다. 호순신은 『지리신법(地理新法)』을 저술해 바람과 물의 흐름에 따라 땅의 기운이 12단계로 길흉이 나뉘어짐을 발견하여 12포태법(胞胎法)을 창안하였다. 따라서 이기론은 땅의 기운을 12단계로 구분하여 좋고 나쁨을 구분한다. 현장에 적용하면 그 적중률이 대단히 높다. 이에 대한 설명은 다음 장에서 자세히 다룬다.

  또 이기론은 좌향론이라 불릴 만큼 향을 중요시 여긴다. 왜냐하면 물에 의해 계곡이 V자형으로 파이거나, 동강처럼 구불구불한 물길도 오랜 세월이 지나면 물에 의해 산자락이 잘리면서 곧게 흘러갈 것이다. 그러면 현재 둥글게 흐르던 지점은 우각호로 남고, 사막의 오아시스도 바람의 침식으로 모래가 파이면서 지하 수면이 밖으로 노출된 지역이다. 그만큼 바람의 힘은 대단하다. 사람을 비롯한 생물도 자연 순환에 동조한 삶을 살아야 건강한데, 생명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양기의 순환과 양 중에서, 생물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에 가장 적당하고도 알맞은 양의 양기를 취할 수 있는 선택된 방위가 바로 좌향이다.

  이기론의 좌향법은 청나라의 조정동(趙廷棟)에 의해 '88향법(向法)'으로 공식화되었다. 논리 체계가 분명하다. 이것은 혈처로 불어오는 양기가(바람) 시작되는 방위를 낱낱이 측정하여 그 양기의 순환 궤도와 세기(양)를 측정하고 그 중에서 생물체에게 가장 적당한 양기가 전달되는 방위를 선택하는 방법론이다. 흉한 방위에서 양기가 불어오면 피하고, 좋은 방위에서 불어오면 취한다. 주변 산들도 바람과 물에 의해 형태와 높낮이가 생긴 것이니, 양기를 잘 살피면 주변 산들이 혈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 수 있다. 이에 이기론은 양균송(楊筠松)이 말한 '가난을 구제하는 비법'으로, 나라의 도읍지나 마을을 정하는데 주로 쓰였다. 묘터를 잡는 데에 정확히 적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사진 : 9층 패철도>

한계(형기론)

역사적 고찰(이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