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희의 풍수칼럼
목록으로
  강위에 서는 새 수도

    학창시절 목청껏 불렀던 노래가 교가고, 사회에서 만난 동창들 역시 회식 자리 에서는 으레 추억을 되살리며 교가를 부른다. 대개는 '○○산 정기 어린…' 등 교가에는 산이름이 꼭 끼어 있다. 이것은 학교가 명산의 기운을 받는 좋은 자리에 있음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우리 조상들은 마을을 수호하는 산이 필요하고, 이 산의 정기가 흘러드는 곳에 마을이나 도읍이 위치해야 동네가 편안하고 사람도 행복하다고 믿었다. 이 산을 '양기(陽氣)를 보호하는 산' 이라는 뜻에서 진산(鎭山)이라 부르고, 진산이 없는 평야나 진산이 멀리 떨어진 마을이라면 큰 나무를 당산목 삼아 하늘의 보호를 받고자 하였다. 서울 북악산, 부산 금정산, 광주 무등산 등은 대도시 진산들이고, 신행정수도 가 들어설 연기ㆍ공주지역에는 금강변 전월산(260m)이 새 수도에 정기를 공급 할 진산으로 발표되었다. 따라서 새 수도를 건설할 때면 진산인 전월산 정기가 가장 크게 미치는 곳에 주된 행정기관(청와대 혹은 정부종합청사)이 들어서야 국운이 번성해진다.

    왜냐하면 진산은 수도에 들어설 모든 기관과 건물 그리고 사람들에게 기를 공급하는 '생기 탱크' 와 같은 기능을 담당하고, 수도의 핵심처로서 도시를 계획 하거나 설계할 때에 중심축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월산은 수도의 주된 산(주산)이기 때문에 권위와 위엄을 갖추고 핵심 부에 있어야 하며, 더욱이 혼자가 아닌 좌청룡ㆍ우백호 등 사신사(四神砂)에 의해 보호받는 형세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전월산은 금강과 면접한 산이라 남사면 경사가 매우 급하다. 따라서 산 아래로 행정기관이 들어설 들판이 전혀 없고 바로 강물이다.

    또 좌우에는 청룡 과 백호가 없으니 전월산은 홀로 외롭고, 금강 너머 괴화산은 눈썹보다 높게 보여 '혈장의 기를 누르는' 압혈(壓穴)이다. 그러므로 새 수도는 진산의 수호를 받을 수 없는 땅으로 그곳에는 풍수가 없다 . 아무리 입지 조건이 좋아도 풍수적 허점이 크다면 국민적 합의를 얻기 어렵다. 풍수적 적합성 특히 '진산의 조건' 이 신행정수도를 건설하는 데 가장 전통적 인 잣대임을 상기하며 기억 속에 아련한 교가를 읊조려본다.

[사진 : 전월산과 금강]

일제의 쇠말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