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희의 풍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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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치동/교육열이 만들어낸 선망의 '상류지대'

[고제희의 풍수기행]-마을 주변 '쪽박산' 허물자 口傳대로 부자 마을로 변해

    대치동(大峙洞)은 옛날부터 이곳에 있던 7, 8개 마을 중, 큰 고개 아래 에 있던 한티마을을 한자명으로 '大峙(대치)'라 부른 데서 유래된 지 명이다. 조선시대 이곳에는 한티를 비롯해 8개의 자연부락이 형성됐는데 , 이들 마을은 주위가 쪽박산에 둘러싸여 답답했고, 비가 많이 내리면 탄천과 양재천이 자주 범람해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쪽박산이 없어져야 부자마을이 되고, 그 터는 한티마을일 뿐이라고 믿었다. 1970년대 들어 대치동에는 대규모 주택단지가 건설됐고, 그 와중에 쪽박산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서 대치동은 서울에서 부자마을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치동은 우면산 지맥이 양재천을 따라 구릉을 이루며 북동진한 다음 탄천을 만나자 지기를 북쪽으로 변화시키는 곳에 자리잡았다. 천리를 뻗 어온 내룡이 혈장 가까이에 이르러 큰 변화를 이루며 강을 향해 전진하 는 모습을 풍수는 '하늘을 나는 용이 물을 바라보는 비룡망수형(飛龍望水形)의 명당' 이라 부른다. 풍수에서 고개는 지맥이 낮게 움츠리고 목을 조이는 장소로 지기가 강 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곳이다. 고갯마루의 흙은 지기를 보존함에 있어 중요하게 여겼다. 그 결과, 우리 조상들은 고갯마루에 당산나무를 심거 나 또는 돌무더기 같은 서낭당을 두어 지기를 보존하는 지혜를 기울였다.

    대치동의 옛날 한티마을 터에는 수령 500년이 넘는 은행나무가 지금도 서 있고, 나무 앞쪽에는 '영산단(靈産壇)'이란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 대치동은 지맥이 변화무쌍하게 흘러가는 과맥(過脈) 위에 자리했다. 또 마을의 진산인 매봉산이 마을을 향해 무정히 비껴 있으니, 이런 터라면 안온과 휴식의 주거지보다는 새로움을 선도하는 변신과 조화에 걸맞다.향후 대치동에는 21세기를 선도하는 최첨단 고층 빌딩
들어설 가능성 이 크다.



[박인호의 현장르포]-진학률 1위 '8학군' 따라 부촌 형성…재벌ㆍ졸부는 없어

    "부자동네는 무슨…. 아파트 값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이상한 동네죠. " 30, 40대 주부들을 대상으로 '가장 살고 싶은 지역'을 꼽으라면 단연 1위로 손꼽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 최고의 교육 인프라를 갖춘 이곳은 젊은 부자들이 속속 모여들어 어엿한 부촌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치동에 사는 주민들은 대 치동을 '부자들이 사는 곳, 부촌'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시선을 살짝만 돌리면 '서울시 특별구'를 형성하고 있는 타워팰 리스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길 하나 건너에 위치한 타워팰리스의 장대하고 위엄한 자태에 비하면 20년 이상된 대치동의 우성, 선경, 미도 등 소위 '빅3' 아파트는 초라 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외형만으로 내용을 평가하지 말라 했던가. 한국 아파트 가격을 쥐락펴락하는 대치동의 '저력'은 바로 이들 낡은 아파 트에 숨어 있다. 대치동이 부촌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채 15년을 넘지 않는다. 대단지 아파트인 은마, 청실아파트에 이어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우성, 미 도, 선경아파트가 차례로 들어설 때까지도 '그저 그런 아파트촌'에 지 나지 않았다. 이 평범한 아파트촌이 부자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한 것은 민주화운동이 정점에 달했던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때부터다. 서울 소재 대학들과 가장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게 장점으로 부각됐던 것이다. 대치동은 학생들의 거리투쟁도 없고, 그로 인한 소음과 교통체증도 없는, 그야말로 조용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부자들의 낙원이었던 셈이다. 이 영향으로 대치동 의 대표적인 아파트인 우성아파트는 가격 폭등을 주도하게 된다.

    또 한 가지, 명문고와 유명 학원들이 대치동에 둥지를 틀면서 '자식을 서울대에 보내려면 대치동으로 이사해야 한다'는 입소문이 퍼진 것도 아파트 가격을 치솟게 했다. 대치동 우성아파트의 가격변동사를 보면 한국의 비정상적인 부동산 폭 등 현상을 자연스레 피부로 받아들일 수 있다. 1984년 청약 0순위통장으 로 우성아파트 45평 로열층을 분양받은 김씨는 세금과 이사비용을 포함 해 6000만원에 입주했다. 실제 아파트 가격은 5500만원 안팎이었다. 10 여년간 이 아파트에 살던 그는 6년 전 좀더 한적한 곳을 찾아 분당으로 이사하며 6억원에 아파트를 넘겼다. '좋은 값에 팔고 간다'는 말을 들 었던 그 집의 현 시세는 14억5000만원. 그나마도 정부의 '10ㆍ29부동산 시장안정화대책' 후 '약간 빠진 가격'이라는 게 중개업자의 설명이다 . 화폐의 인플레이션을 고려한다 해도 20년간 대치동 아파트는 적어도 약 30배 오른 셈이다.

    가격 폭등에 따라 대치동에서 작은 평수에 속하는 31평형 가격도 9억원 에 이른다. 대치동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부동산만으로도 이미 10억원 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70~80% 이상이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갖추고 있고 연 3만~4만달러의 소득 수준을 자랑한다. 또 1가구 2주택 이상자가 80%를 넘는다. 따라서 대치동은 '부동산 10억원 이상 에 현금 약 5억~10억원'에 이르는 한국형 부자들의 집합공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우성아파트 1150가구 중 변호사만 300여명, 의사 가 100여명에 달한다. 그 외에 대기업 임원이나 고위 공무원, 사업가를 합치면 우성아파트의 모든 가구를 채우고도 남는다. 대치동 주민들이 '대치동=부촌'의 공식을 거부하는 것은 재벌도 졸부 도 없기 때문이다. 다들 평범한 월급쟁이고 평범한 사업가일 뿐이라는 것이다.

    부촌하면 떠오르는 '운동장 같은 거실'도 '외제 일색의 차' 도 없다고 항변한다. 우성아파트 경비원 이모 씨는 "큰 부자는 없지만 중산층이 없는 곳이 대치동"이라며 "빈부격차를 따져 보면 대치동만큼 편차가 나지 않는 곳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자녀교육 때문에 무리해서 대치동에 들어온 극히 일부는 전세비용 이자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빠듯한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치동 일대에는 '대치동 집값은 절대 안 떨어진다'는 말이 정설로 굳어져 있다. 부동산정책을 결정하는 건설교통부 관계자 상당수가 이곳 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 최재덕 차관을 비롯해 도시국장, 건설경제심의관, 토지국 지가제도과장, 수송정책실 공학계획과장 등이 우연하게도 대치동 주민이다. 이환균, 오장섭 전 건교부 장관도 대치동 아파트에 산다. 이희범 산 업자원부 장관, 안병엽 전 정보통신부 장관, 김홍래 전 행정자치부 차관 , 이근영 전 금감위원장 등 관료들도 상당수 살고 있다. 기업 임원도 상당수 눈에 띈다. 김용규 동원증권 사장, 구자흥 전 동양 생명 사장, 신준상 LG칼텍스가스 사장, 윤종여 전 부광약품 사장, 김귀 열 슈페리어 회장을 비롯해 김종성 전 은행연합회 부회장, 나재수 하나 증권 부사장, 박성도 전 현대모비스 부사장, 이해진 삼성종합화학 부사장 등도 대치동 주민이다. 또 임권택 영화감독, 엄호성 오세훈 의원, 마 라토너 황영조 선수도 대치동에 산다. 대치동 집값이 떨어질 줄 모르는 또 다른 이유는 교육 인프라 때문. 우 성아파트 단지 내에는 '특목고 진학률 전국 1위'를 자랑하는 대청중이 있고 선경아파트에는 명문 대치초교가 있다.

    대치동 주민들에게는 '대치초등-대청중'으로 이어지는 학군은 명문고 , 명문대로 가는 지름길로 인식된다. 자녀들이 일류대에 가지 못할 것으 로 판단되면 대치동 주민들은 자녀를 일찌감치 외국으로 보낸다. 조기유학, 기러기아빠 등도 대치동에선 낯설지 않은 유행어다. 대치초교에 입학하기 위한 부모들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전세를 얻으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어느 아파트에 살아야 대치초교에 입학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청실아파트 1~6동에 살면 대도초교, 7~19동에 살 면 대치초교에 입학한다는 정설이 전해진다. 인근 타워팰리스에서도 대 치초교에 입학하기 위해 대치1동 우성아파트나 선경아파트로 위장 전입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유명 학원들도 대치동의 교육 수준을 말해 준다. EBS를 통해 유명세를 탄 학원 강사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스타 강사가 즐비하다. 최근 대치동 학원은 날로 세분화되는 추세다. 국영수 전문학원을 넘어서 수학학원조 차도 미적분 전문학원, 방정식 전문학원이 생겨났다. 국어도 쓰기, 듣기 , 읽기 등으로 세분화됐다. 영어는 단어만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단어학 원까지 등장했다. 이 학원들의 평균 학원비는 월 40만원. 그것도 대부분 3개월 선납이다. 자녀교육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대한민국 부모들이 만들어낸 '제3의 부촌'. 2003년 대치동의 단상이다.곽세연 기자(ksyeon@heraldm.com)



[대표적 문화시설]-은마 상가ㆍ장터 값싸고 신선함에 늘 북적

    외관은 낡을 대로 낡았지만 10억원을 훌쩍 상회하는 서울 대치동 아파트 주민들은 예상외로 알뜰한 편이다. 대치동 상가 상인들은 '10억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부자들치고는 지독할 정도로 짜다'고 입을 모은다. 알부자들이 주로 입주한 도곡동 타워팰리스와는 소비 수준이 천양지차라는 것. 실제로 시장을 보러 나온 대치동 주부들은 차림새부터 평범하기 짝이 없는 데다 물건도 싸지 않으면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대치동의 삼두마차'로 불리며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해온 '미도, 선경, 우성' 아파트
주민들 역시 대치동에서 물건값이 싸기로 유명한은마아파트 상가를 주로 이용한다. 10억원을 훌쩍 상회하는 대치동 아파트 주민들은 의외로 알뜰한 편이다. 그들의 소비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은마아파트 지하매장. 안훈 기자 (rosedale@heraldm.com)

    은마상가 지하식품부에서 만난 미도아파트의 한 주민은 "집값이 15억원이 넘으면 뭐합니까? 월급은 빤한데…. 애들 교육 때문에 이사갈 수도없고. 근데 내년부터 재산세를 엄청 올린다죠?"라며 볼멘소리를 냈다. 아파트 가격만 놓고 보면 분명 부촌이지만 '떵떵거릴 만한 재벌'이 별로 없어 대치동에는 으리으리한 식당이며 쇼핑점이 거의 없다. 대신 건립된 지 25년이 넘어 볼썽사나울 정도로 낡은 은마상가가 상권의 중심을 형성하고 있다. 이 건물 1층과 지하상가는 대치동 주민들로 늘 북적인다. 특히 지하의 반찬가게며 과일가게 등은 대치동 명물로 꼽힌다. 싸고 싱싱한 물건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또 은마상가에는 미래한국인학원등 A급 학원들이 포진해 학생들 출입도 잦다. 대치동의 또 다른 명물은 은마파출소 사거리 농협 앞에 펼쳐지는 농산물직거래장터.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농산물들이 매일 오전 대로변에 쫙깔리면 아파트 주민들은 장바구니를 들고 모여든다. 이곳을 즐겨 이용한다는 청실아파트의 한 주민은 "대치동이 부촌이라지만 배춧값 과일값을놓고 흥정하는 모습은 여타 지역과 전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치동에는 고급 식당보다는 바지락칼국수, 삼겹살구이점 등 소박한 음식점이 주류를 이룬다. 문화시설도 많지 않아 대치동 포스코빌딩 내 포스코미술관과 삼탄빌딩 내 송은갤러리 정도가 있을 뿐이다. 이들 문화명소도 대치동 주민들에겐 별 관심을 끌지 못해 대치동은 그야말로'거대한 베드타운이자 학원타운'인 셈이다.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


양재동/편안한 휴식 공간 巨富들의 전원마을

도곡동/ 타워팰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