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풍수는 도제 관계(徒弟關係)로 전승되었다. 스승 풍수가의 정신적, 기술적 술법을 이어받고 또 그 방식대로 후학에 전수함으로써 인간적인 교류에 의하여 계승된 것이다. 따라서 어느 풍수가가 어떤 술법의 법통을 계승한 유파인지를 알려면 어떤 스승에게서 술법을 전수 받았는지를 보면 된다. 물론 게중에는 사리사욕을 버리고 그저 심오한 풍수지리의 이치만을 터득하는데 생애를 바친 이인(異人)도 있다. 일부 풍수가들은 자신만이 정통을 이어받았다고 주장하고, 다른 유파들은 모두 그릇된 것이니 따르지 말라는 자기 도취에 빠지기도 한다.
명 나라의 개국 공신인 유기(劉基)가 천하를 구경 다닐 때이다. 옛 촉한 땅에서 제갈량의 묘에 들렸더니 뒤쪽에 제왕지지의 큰 명당이 있는데도 제갈량은 그것도 모른 채 평범한 자리에 묘터를 잡고 있었다. 그러자 유기는 제갈량은 평소 생각대로 훌륭한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참배를 마치고서 일어서려는데 무릎이 땅에서 떨어지질 않았다. 그래서 그곳을 파 보니, '충신은 죽어서도 제왕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忠臣不離郡王側)'라는 글이 나왔다. '어찌 내가 풍수설을 모르겠는가? 죽어서도 제왕을 모시기 위해 이곳에 묻혔음을 알라.'는 뜻이었다. 유기는 감탄하며, '역사가 이어지는 한 제갈량만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前無後無諸葛武候.)'라고 말하고 자신의 오만함을 부끄럽게 여겼다고 한다.
술법이나 술수가 아닌 정통 풍수를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습득하는 방법은 위서가 아닌 자료를 충분히 접해야 하고, 이 자료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정통을 이어받은 선지자의 지도를 받으면서 현장을 많이 답사하는 길이다. 땀을 흘리지 않고, 어떤 대가가 주어지기를 바란다면 좋다,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신안이 열렸다며 세상을 현혹하고 돌아다니면 분명히 믿고 따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를 믿고 따르는 사람의 인생 역시 자기 것처럼 귀하고 값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풍수는 추종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학문이다. 누구나 원리를 공감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학인을 필요로 할 뿐이다.
<사진 : 대동풍수지리학회의 '고급심화연구반'에서 초청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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