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론의 본질은 땅이 가진 생명력의 차이는 그 주변을 흘러 다니는 바람과 물(이하 '양기')의 기계적· 화학적 풍화작용의 결과에 의해 달라 진다고 보며, 또 양기 중에서 생물이 가장 건강하게 살기에 알맞고도 충분한 양기를 얻을 수 있는 선택된 방위가 좌향(坐向)이란 점이다. 여기서 땅의 기운이 왕성하고 쇠약한 정도는 땅의 지질적 조건이 바위라면 생기가 없거나 쇠약한 것이고, 고운 흙이라면 생기 충만한 곳이라 간주한다.

  왜냐하면 바위는 물, 공기, 양분과 같은 생기의 요소를 품을 수 없는 물질이라 초목이 무성히 자라지 못함을 알 수 있고, 반대로 흙은 생기를 잘 품어 초목이 자란다. 그러므로 형체가 없는 생기는 흙에 의존하여 몸체를 이루어 흙이 있으면 생기는 있는 것이다. 그리고 흙의 상태도 비석 비토(非石非土)라 하여 견밀하면서도 고운 입자로 이루어진 것을 최고 명당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혈은 결국 땅 속이 견밀하면서도 고운 흙으로 이루어진 곳을 말한다.

  땅의 기운을 이해하려면 먼저 국(局)을 알아야 한다. 땅은 비록 만물을 탄생시켜 길러 내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지만, 땅을 하나의 생명체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자연 생명체가 복합되어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그 생명의 단위를 구분해 내야 땅의 기운을 올바로 판단할 수 있다.
  사람도 개인으로 구분 지은 다음에야 그 사람이 건강한지 개성이 어떠한지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자연을 생명체로 볼 때에 그 개개의 생명 단위를 풍수학은 국이라 부른다. 이기론은 자연을 오행에 따라 4국으로 분류하는데, 여기서 국은 혈에서 보아 양기(바람과 물)가 최종적으로 빠지는 방향[파(破)]으로 정해진다.

  패철(24방위로 구성되어 있음)로 보아 파가 남서방인 정미(丁未)·곤신(坤申)·경유(庚酉)에 해당되면 목국(木局)이고, 서북방인 신술(辛戌)·건해(乾亥)·임자(壬子)에 해당되면 화국(火局)이고, 북동방인 계축(癸丑)·간인(艮寅)·갑묘(甲卯)에 해당되면 금국(金局)이고, 동남방인 을진(乙辰)·손사(巽巳)·병오(丙午)에 해당되면 수국(水局)으로 본다. 국이 정해졌으면, 국 내에서 땅(음기)의 기운을 측정하는데 중국 송나라 사람인 호순신(胡舜申)의 이론에 따랐다. 그는 땅의 기운을 12단계로 구분했는데, 바위가 흙으로 변하고, 흙이 다시 바위로 변하듯이 지질도 순환한다고 보았다. 사람의 기운 정도를 이야기할 때, 유아기, 청소년기, 장년기, 노년기로 구분 짖듯이 땅의 기운도 절(絶)→태(胎)→양(養)→장생(長生)→목욕(沐浴)→관대(冠帶)→임관(臨官)→제왕(帝旺)→쇠(衰)→병(病)→사(死)→묘(墓)로 지질적 특성을 구분 지어 순환한다고 보았다.

  여기서 절과 태는 생기를 품을 수 없는 단단한 바위로 이뤄진 곳이고, 양과 임관은 생기를 품기는 하나 흙의 입자가 단단하고도 까끌까끌하며, 장생·관대·제왕은 견밀하면서도 만져 비비면 밀가루처럼 고운 입자로 부스러져 생기가 매우 충만한 땅이다. 그 이외에 쇠·병·사·묘에 해당하는 땅은 생기를 품지 못할 만큼 단단하거나 바위로 이루어진 흉지고, 목욕에 해당되면 땅 속에 수맥이 흐르거나 물이 가득 찬 곳으로 흉지가 된다. 따라서 풍수학에서 찾는 길지는 장생, 관대, 제왕에 해당되는 땅이고, 그 다음이 양과 임관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땅은 모양이나 뻗어 내린 방위에 따라 기운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지형과 지질을 변화시키는 양기가 어떤 방위에서 와서[득수(得水)] 어떤 방위로 빠지느냐(파)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북쪽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린 임자룡(壬子龍)의 경우, 12포태법을 적용시키면 수국 내에서는 장생룡으로 생기 충만한 고운 흙이고, 목국이라면 임관룡으로 비록 생기는 품으나 장생룡보다는 못하고, 화국에서는 병룡, 금국에서는 절룡에 해당되어 생기를 품을 수 없을 만큼 바위로 이루어진 땅이다. 이것은 국이 정해지면, 각 국의 기준이 되는 방위의 지점에서 시계반대방향으로(음기일 경우) 12포태를 적용한 결과이다. 양기에 의해 땅의 기운이 달라지고, 또 양기의 순환 궤도를 살펴서 생기 충만한 터를 찾으므로, '풍수학(風水學)'이라 부른다.

  또 생물체가 가장 좋은 양기를 취할 수 있는 선택된 방위가 좌향인데, 파의 방위와 양기의 흐름에 따라 좌향은 88향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좌향은 임의로 정하지 않으며, 양기 흐름 중에서 가장 최선의 것을 얻는다 하여 입향론(立向論)이라 불린다. 여기서 양기의 흐름은 오른쪽에서 시작하여 왼쪽으로 흘러가면 우선수(右旋水)라하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가면 좌선수(左旋水)라 부르는데, 여기에서 88개에 이르는 항법을 모두 설명하기는 지면 상 어렵다. 따라서 노거수가 위치한 터의 양기 흐름을 패철로 판단하여 그곳에서 요구되는 풍수적 좌향을 언급할 것이고, 나아가 노거수의 가지가 뻗은 방향과 서로 비교하여 향법을 설명하고자 한다.


<사진 : 용맥을 그린 지도위에 패철을 올려놓고 그 방위를 측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