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에 어느 정도 깊이로 시신을 매장해야 되는지를 천광(穿壙)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대략 150cm∼180cm(5자∼6자) 사이가 정석이다. 요컨대 생기를 품은 흙[생토(生土)]의 두께를 재어 충분히 관을 싸고도, 아래쪽에 생토가 어느 정도 남은 것이 좋다. 즉 생토의 가운데에 시신을 안장해야 좋다는 뜻으로, 속담에 '혈을 팔 때[개혈(開穴)]는 지나치게 얕게 해서도 깊게 해서도 안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장경』도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혈은 반드시 적당히 파야 한다. 얕게 팔 곳을 깊게 파면 진기(眞氣)가 위로 지나가고, 깊이 팔 곳을 얕게 파면 진기가 아래로 지나간다. 털끝 만큼이라도 오차가 있으면 화복에는 천양지차이다. 그러므로 혈의 상하를 정하되 한 자만 높아도 내룡이 상하고 한자만 아래로 내려도 맥을 벗어난다. 또 좌우의 공간도 틀림이 없어야 하니 혈을 정하기는 정말 어렵다.〉
산의 표면을 덮고 있는 흙[부토(浮土)]을 3자∼4자 깊이로 걷어 내면 갑자기 흙 색깔이 변하는 지점이 나온다. 붉고 누런 윤기를 띠며 약간 습기가 스민 흙이면 좋고, 햇빛에 비추었을 경우 오색(청, 적, 황, 백, 흑)을 발하면 더욱 좋다. 생기가 담겨 있는 흙은 보기에는 돌처럼 단단해 보이지만 막상 만져 보면 바스러져 밀가루처럼 고운 흙으로 변해 버린다(비석비토). 보통은 마사토가 무난하다고 한다. 좋은 토질의 조건이라면 무엇보다 물이 고이지 않고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장사를 지낼 때에 또 경계할 일이 있다. 자연의 원리를 깨닿지 못한 풍수가가 자신의 안전만을 생각해 생토가 나오도록 충분히 땅을 파지않은 채 서둘러 관을 안치하는 경우이다. 만약 구덩이에서 돌이나 바위 혹은 물이 나오면 지관행세는 그날로 끝장이니 일부 사람은 부토도 걷히지 않을 1미터만 넘게되면 '그만, 그만'하고 소리를 지른다. 이런 지관은 진혈도 허혈로 만드는 사이비다.
<사진 : 고제희 교수가 직접 재혈, 천광한 터, 오방색이 비단을 펼쳐놓은 것처럼 호화찬란하고, 비석비토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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