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소나무는 총 34건으로 다른 수종에 비해 월등히 많다. 소나무는 산성 토양에도 잘 견디고, 토양이 건조해도 비교적 잘 사는 나무인지라, 한반도 전역에 걸쳐 널리 분포한다. 소나무가 우리 생활에 물질적, 정신적으로 끼친 영항은 대단하다.
연료, 식품(송화가루), 약재(송진), 관재(棺材) 등을 얻고, 가지는 잡귀와 부정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어 아기를 낳았을 때는 대문에, 장을 담글 때는 항아리에 금줄을 쳤다. '소나무 아래서 태어나 소나무와 더불어 살다가 소나무 아래에서 죽는다.'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또 소나무는 십장생의 하나로 장수를 상징하며, 혹독한 자연 속에서도 늘 푸른 모습을 간직하여 선비의 절개에 비유되기도 한다. 마을을 수호하는 동신목(洞神木)으로도 소나무가 으뜸이다. 신들이 땅으로 내려올 때면 높이 솟은 소나무 줄기를 택한다고 믿어 신목(神木)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제(洞祭, 마을의 제사)을 지낼 때면 왼 새끼를 꼬아 백지와 소나무 가지를 매단 금줄을 당집에 쳤으니, 그 결과 나무를 베면 천벌을 받는다든가, 낙엽만 긁어가도 벌을 받는다하여 늙은 소나무에 대한 보호와 관리가 지방마다 각별한 것이다.
「문화재보호법」은 소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면서 품종별로 소나무, 곰솔, 백송으로 분류했고, 소나무는 반송 5건, 처진소나무 3건을 포함하여 22건이고, 백송 7건, 곰솔이라 불리는 해송은 5건이다. 그 중 백송은 노거수가 아닌 희귀 수종으로 지정받은 경우가 있고, 또 서울에 소재한 것들은 제외시켰으니 총 31건에 대해 입지환경을 연구하였다.
소나무가 노거수로 자라는 땅은 입지한 터와 자연 흐름을 살펴 판단할 수 있는데, 주로 수국·목국·금국에 잘 자란다. 그런데 수국과 목국 내라면 묘파에 해당되는 지점(乙辰·丁未)이 우수하고, 금국 내는 절파(乾亥)에 해당되는 지점이 우수해 60%가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화국의 경우는 절파(3건)가 묘파(1건)보다 우수하니, 파가 서북방으로 흘러빠지는 곳은 소나무가 대체로 싫어함을 알 수 있다.
땅의 기운은 관대룡이 가장 우수한데, 관대룡은 땅 속의 지질적 조건이 약간 무르면서도 고운 흙의 상태이고, 흙 사이로 검은 실선이 있어 그 선에 따라 갈라지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견밀, 단단하면서 고운 흙인 장생룡과 제왕룡에 비해 관대룡은 더 많은 수분을 품을 수 있다. 소나무는 물기 많은 흙은 싫어하면서도 수분을 많이 품고뱉는 살아있는 흙을 좋아하는 것이다.
또 양기 흐름도 좌선수보다는 우선수를 선호하니, 제왕룡보다 장생룡이 더 우수함이 분석 결과 확인되었다. 따라서 일반적으론 우선수의 양기가 동방으로 빠지면서(乙辰破), 용맥이 북방에서 남방으로 뻗은 곳이거나(壬子龍), 좌선수의 양기가 동방으로 빠지면서(乙辰破), 용맥이 남서방에서 북동방으로 뻗은 곳을 택한다면(坤申龍) 천 년의 장수를 기약할 것으로 사료된다.
[사진 : 상 - 속리의 정2품송 (103호, 세조에게 정2품의 벼슬을 받은 사연이 전해져 오는 나무), 하 - 서천 신송리의 곰솔 (353호, 마을 뒤 언덕진 곳에 고립목으로 서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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