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희의 풍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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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네이도를 가둬라

  토네이도는 일종의 회오리 바람으로 자동차나 사람은 물론 심지어 불도저까지 뒤집어 놓을 만큼 위력이 대단한 바람이다. 내부에는 초속 130미터 정도의 바람이 불며 순간적인 기압이 250헥토파스칼(hpa) 정도까지 떨어져 대형 건물도 간단하게 파괴시켜 버린다. 60톤이나 되는 열차를 가볍게 들어올려 수십 미터나 날려 버렸다거나, 살아 있는 닭의 털만 몽땅 뽑아 놓았다는 것으로 미루어 그 위력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한국에도 토네이도와 비슷한 기상 이변이 을릉도에서 나타난다. 주민들은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현상' 같다고 '용오름'이라 부르는데, 바다 한가운데서 회오리바람이 갑자기 일어나 물보라를 하늘 높이 들어올리는 현상으로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다. 최근에 관찰된 것은 104미터나 되는 물기둥이 5분 동안이나 치솟았다고 한다.

  바람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대단하다. 그런 바람이 묘안으로 치고 들어간다면 어떤 현상들이 일어날까. 풍수는 묘안으로 바람이 드나들면 보통 후손이 끊어지거나 엄청난 화를 당한다고 본다. 바람이 들면 혈에 응집된 생기가 흩어지고 묘의 뒤쪽의 입수나 혈을 감싼 청룡과 백호까지도 손상을 입는다. 그래서 『장경』도 혈이 바람을 받을 경우를 경고하였다.

  <혈장의 사방이 허공으로 남아 있으면 바람을 받아 생기가 흩어진다. 그러므로 혈장은 청룡과 백호가 좌우에서 감싸주고, 주작과 현무가 전후에서 잘 둘러싸야 생기가 결집되어 길지가 된다. 내룡(來龍)의 입수가 비록 첩첩해도 청룡과 백호가 없이 좌우가 허공이거나 주작에 해당하는 산이 없어 앞이 공허하거나 뒤쪽의 현무가 단절되어 오목하게 들어간 곳은 바람을 많이 받아 혈장의 생기가 흩어지니 흉지이다.〉

  어느 한 방향에서 바람이 묘 쪽으로 계속 불어온다면 바람으로 인해 흙과 잔디의 수분이 증발하고, 그 결과 무덤을 덮고 있는 잔디는 말라죽는다. 또한 수년간 풍살(風殺)을 받으면 유골은 까맣게 타서 매우 흉한 모습으로 변한다. 공기 중에는 산소가 21%나 함유되어 이 공기가 바람을 타고 묘안으로 드나들면 유골이 급속도로 산화됨은 당연하다. 풍수는 이로 인하여 후손들이 각종의 풍병(風病)을 앓거나, 재산상의 손해나 송사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풍수학은 바람을 음풍(陰風)과 양풍(陽風)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음풍은 산세가 험준하고 골짜기가 깊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찬바람이고, 양풍은 땅위로 부는 바람을 가리킨다. 풍수학은 양풍보다는 음풍을 더욱 나쁜 것으로 본다. 음풍은 혈 주변의 산들이나 입수, 묘 앞쪽에 있는 전순(氈脣) 등을 손상시키거나 허약하게 만듦으로서 마침내 묘지의 광중까지 드나들게 된다. 따라서 주변 산세들의 특성을 잘 관찰하여 음풍이 묘까지 드나들 곳은 묘 터로 삼지 않아야 한다.

  또 주의할 것은 인위적으로 변한 지리적 환경도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용맥을 비롯하여 혈을 이루고 있는 주위의 형세가 도로나 댐 건설로 파괴되는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처음에 묘 터로 잡았을 경우에는 풍수 조건에 맞았다 해도 각종 공사로 자연 환경이 파괴되거나 변하면 그로 인해 혈의 맥이 끊어지거나 풍수적 명당도 흉지로 변하기도 한다. 특히 청룡이나 백호 자락의 중간이 잘려 그곳으로 바람이 통한다면 청룡·백호자락의 끝이 아니라 잘려 나간 부분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조상의 묘를 늘 찾아보고 입수, 청룡, 백호 중 어딘가가 끊어지거나 파헤쳐지지 않았는가 지속적으로 관찰하여 풍살을 방지해야 한다.


<사진 : 미국 중서부 지방의 토네이도>

물은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