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희의 풍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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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기

  어느 지관이 장사 일을 주관할 때이다. 그런데 한 자를 조금 넘게 땅을 파자, 갑자기 포크레인 삽이 드르륵 긁히며 바위에서 불꽃이 튀겼다. 주위 사람들의 얼굴이 순식간에 잿빛으로 변하고, 지관의 얼굴을 뚫어져라 쏘아보았다.
지관 역시 등에는 식은 땀이 솟고 손에는 땀이 배었다. 하지만 지관은 뭔가를 변명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야외로 놀러 가면 바위에 앉아 놀지요. 맹인은 사시사철 바위에 누워 지낼 수 있으니 이곳이 바로 명당입니다." 생기의 본질도 모르고 한 거짓말이다. 지사(地師)란 본래 지수사(地水師)의 준말로, 지사라면 당연히 물이 찼거나 바위있는 땅을 피하여 묘지를 선정해야 한다.

  음기의 본질은 물, 온도, 양분으로 그 중 양분은 물에 녹아 있고, 온도는 자연 상태에서 좋고 나쁨을 선택할 수 없다. 사시사철 기온의 변화에 순응할 뿐이다. 따라서 땅 속의 음기 중에서 사람이 임의대로 좋고 나쁨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물의 양이다.
따라서 풍수학에서 말하는 길지(명당)란 땅 속에 적당량의 물이 있어 사시사철 만물이 탄생할 수 있는 지질적 요건을 갖춘 곳을 말한다. 그렇다고 물이 너무 많아서는 안된다. 물기가 많은 땅은 겨울에 얼어 버린다. 북극과 남극에서 보듯 얼음을 딛고서는 어떤 생물체도 태어나 자랄 수 없다. 또 물의 양이 너무 적다면 싹조차 띄우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땅 속의 지질적 조건을 살필 때, 가장 알맞은 양의 물을 품어 건강한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는 물질은 바위나 돌, 그리고 모래보다는 흙이다. 우리는 바위나 강가의 모래 위에서 거목이 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것은 바위나 모래가 거목이 필요로 하는 적당량의 물을 품지 못하는 물질임을 뜻하고, 따라서 땅 속이 바위나 모래로 구성된 곳은 음기가 적당치 못한 흉지이다.

  흙은 비록 생기의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생기인 물을 품을 수 있는 물질이다. 따라서 흙이 있으면 곧 생기가 있는 것이고, 『장경(葬經)』도 '흙은 생기의 몸체이다.'라고 말하였다.

  <생기는 스스로 형체를 가지지 못함으로 흙에 의지해 만물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때문에 흙은 생기의 몸이다. 따라서 흙이 있으면 생기가 존재한다고 본다. 기는 또 물의 어머니이다. 무릇 음양의 기가(차갑고 뜨거운 기운) 있어 서로 어울리면 바람이 생기고, 온기와 냉기가 합쳐지면 물이 생긴다. 물을 품은 바람은 하늘로 올라가면 구름이 되고, 떨어지면 비가 된다. 즉 비는 곧 물로 이것은 기의 작용에 의해 만들어져 기가 있는 곳에 곧 물이 있으니 기가 곧 물의 어머니이다. 땅에 떨어진 기[水]는 곧 흙 속에 머물면서 움직이는데, 물과 바람으로 이루어진 양기를 만나야만 땅 속에 흐르는 생기가 멈추어 더 전진하지 못한 채 응집된다. 그래야만 만물을 키워 내는 생기의 역할을 할 수 있다.(夫土者氣之體 有土斯有氣 氣者水之母 有氣斯有水 五氣行乎地中 發而生乎萬物 行乎地中 外氣橫形 內氣止生)〉

  따라서 풍수적 길지란 땅 속이 흙으로 이루어진 특정 지역을 말한다. 풍수에서는 돌도 흙도 아닌 비석 비토(非石非土)라 하여 눈으로 보면 돌처럼 단단해 보이나 손으로 만져 비벼 보면 밀가루처럼 고운 입자로 부서지는 것을 제일로 친다.
  또 기름을 뿌린 것 같이 윤기가 나고, 사시사철 생물이 성장할 만큼 따뜻한 곳을 말한다.그곳에 오방색이라 하여 황색, 적색, 청색, 흑색, 흰색의 무늬가 고루 섞여 있으면 더욱 귀한 흙으로 여긴다.

  그곳은 하늘과 땅이 서로 정기를 교감하여 맺어 놓은 자연의 열매로, 비록 흙 산일지라도 주변의 흙과는 다른 기이한 상태의 흙이어야 한다. 혈에 사람을 매장하면 유골에 안개와 같은 옥로가 응결되어 천 년을 지나도 썩지 않으며, 그 위에 집을 짖고 살면 신령한 기운이 집안에 가득 차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하다고 한다.

  이처럼 생기를 품은 만물의 어머니, 흙은 지구상의 모든 동물·식물들에겐 절대적인 존재이다. 생물은 흙에서 태어나서 흙으로 돌아간다. 또한 흙은 오염된 환경을 정화시키는 자정 능력까지 뛰어나다. 온 몸을 다바쳐 우리에게 사랑을 베푸는 어머니, 흙을 사랑하고 오염시키지 말아야겠다. 그 사랑을 풍수학이 말해준다.


<사진 : 신령스런 산삼은 음기에 의해 탄생하고, 성장한다./참고자료>




총론(장경의 기감론)

양기